[이아름 식품기술사의 컴플라이언스 리포트] 제27화: “소고기에 파리 알이 있어요”… 깨끗한 매장 밖에 숨은 해충의 온상
[이아름 식품기술사의 컴플라이언스 리포트] 제27화: “소고기에 파리 알이 있어요”… 깨끗한 매장 밖에 숨은 해충의 온상
  • 이아름 식품기술사
  • 승인 2026.10.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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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비닐커튼·제 기능 못 하는 에어커튼·출입구 맞은편 폐기물 보관장이 원인
해충을 잡기보다 발생 환경부터 없애는 것이 관건

“소고기를 사 갔는데 파리 알이 있어요.” 한 육류 매장에 고객으로부터 항의가 접수됐다. 구입한 소고기에서 파리 알로 보이는 이물이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소비자가 식품에서 이런 이물을 발견했다면 당연히 매장의 위생상태부터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클레임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가장 먼저 육류를 취급하는 작업장과 진열대, 냉장설비 주변을 살펴봤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매장 내부는 비교적 깨끗하게 관리되었고, 작업장에서도 특별히 눈에 띄는 위생 불량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매장 안은 깨끗했지만 날아다니는 파리 등 비래해충이 유난히 많은 것이 이상했다. 청소 상태가 양호한 매장에 이 많은 파리는 도대체 어디에서 들어오는 것일까.

원인을 찾기 위해 주변을 하나씩 살펴보다가 외부와 연결된 출입구에 눈길이 멈췄다. 출입구에는 에어커튼과 비닐커튼이 설치돼 있어 언뜻 보기에는 해충 유입을 막기 위한 시설을 제대로 갖춘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확인해 보니 비닐커튼은 일부가 찢어진 채 방치돼 있었고, 에어커튼에서 나오는 바람도 출입구 바닥까지 충분히 도달하지 못했다. 해충을 막기 위한 시설은 설치돼 있었지만, 정작 해충이 들어올 수 있는 틈은 그대로 남아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출입문 밖에 있었다.

문을 열자 악취가 풍겼다… 파리가 모이는 곳은 따로 있었다

출입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마자 불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검수장과 연결된 출입구 바로 맞은편에 폐기물 보관 장소가 있었는데, 음식물과 각종 폐기물이 제대로 밀폐되지 않은 채 쌓여 있었고 주변에는 파리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매장 안에서 보이던 비래해충의 유입경로를 의심할 만한 단서가 발견된 것이다.

파리에게 음식물과 유기성 폐기물은 먹이가 될 뿐 아니라 종류와 환경에 따라 산란과 번식이 가능한 장소가 될 수도 있다. 특히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폐기물이 장시간 쌓여 있을수록 부패가 빠르게 진행되고 악취도 심해지기 때문에 해충이 모여들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진다.

당시 이 매장은 폐기물 처리업체가 일주일에 한 번 방문해 폐기물을 수거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평소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부패하기 쉬운 폐기물이 많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수거 간격이 길어지면 보관 장소 자체가 해충을 유인하는 환경이 될 수 있다.

더구나 그 장소는 식품을 검수하는 공간과 출입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었다. 외부에는 해충이 모여드는 폐기물이 있고, 그 바로 앞에는 육류와 식재료가 오가는 검수장이 있으며, 둘 사이의 비닐커튼과 에어커튼마저 제 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 같은 현장 상태만으로 고객이 발견한 이물이 실제 파리 알인지, 또 어느 단계에서 부착됐는지를 단정할 수는 없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이물 확인과 함께 입고·보관·진열·판매 과정도 살펴봐야 한다.

그러나 매장 내부의 해충 유입을 줄이기 위해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환경이 어디인지는 비교적 분명해졌다.

폐기물 수거 늘리고 출입구 고치니 파리 줄어

현장에서는 먼저 폐기물 관리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주 1회였던 폐기물 수거를 주 2회로 늘려 부패하기 쉬운 폐기물이 장기간 쌓이지 않도록 하고, 보관 장소와 주변 바닥도 수시로 청소해 음식물 잔재와 오염물이 남지 않도록 관리했다.

아울러 찢어진 비닐커튼도 정비하고 에어커튼의 작동 상태와 설치 조건을 점검해 출입구를 통한 해충 유입 가능성을 줄이는 조치도 함께 진행했다. 그 결과 매장 안에서 눈에 띄던 비래해충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흥미로운 점은 매장 내부에서 파리를 더 많이 잡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해충을 유인하던 외부 환경을 개선하고, 그 해충이 매장 안으로 들어오는 경로를 함께 차단했더니 내부에서 관찰되는 해충까지 감소한 것이다.

이 사례는 해충관리를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매장 안에 포충기를 추가로 설치하거나 방제약제를 더 사용하는 것도 상황에 따라 필요할 수 있지만, 외부에서 파리가 계속 발생하고 출입구를 통해 유입되는 환경을 그대로 둔다면 내부 방제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해충관리가 잘되는 매장은 쓰레기장부터 다르다

실제로 해충관리를 체계적으로 하는 사업장은 매장과 작업장 내부뿐 아니라 외부 폐기물 보관 장소까지 위생관리 범위에 포함한다.

폐기물을 밀폐된 용기에 보관하고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은 기본이며, 보관 장소에 빗물이나 오수가 고이지 않도록 관리하고 부패하기 쉬운 폐기물이 많은 경우에는 보관온도를 낮추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폐기물의 발생량과 종류, 보관 환경을 고려해 수거 주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수거 횟수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폐기물이 해충의 먹이나 번식 환경이 될 만큼 오래 방치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다른 현장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경험한 적이 있다. 여름철만 되면 폐기물 보관시설 주변으로 해충이 심하게 몰리는 사업장이 있었는데, 청소를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개선 효과가 충분하지 않았다. 결국 비용을 들여 폐기물 보관시설에 냉장 시스템을 도입하고, 폐기물 처리업체를 변경하면서 수거와 보관장 정리 방식까지 함께 개선했다.

그 결과 주변의 해충 발생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폐기물 보관시설을 냉장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모든 사업장에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발생하는 폐기물의 특성과 양, 보관 시간, 주변 온도 등을 고려했을 때 기존의 관리 방식만으로 해충을 억제하기 어렵다면 시설 개선을 포함한 보다 적극적인 관리수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결국 해충관리는 정해진 방식대로 방역을 실시했는지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사업장에서 실제로 해충이 발생하는 원인이 무엇인지에 따라 관리 방법을 달리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에어커튼 설치했다고 해충이 차단되는 것은 아냐 

이번 사례에서 폐기물 관리만큼 중요한 교훈을 준 것은 출입구에 설치된 방충시설이었다. 비닐커튼과 에어커튼은 모두 설치돼 있었지만 비닐커튼은 찢어져 있었고, 에어커튼의 바람도 출입구 전체를 충분히 차단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관리자는 방충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그 시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에어커튼은 설치 위치와 풍량, 출입구의 크기, 주변 기류 등에 따라 차단 효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전원이 켜져 있다는 사실만으로 정상 작동한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비닐커튼 역시 찢어지거나 변형돼 틈이 생겼다면 해충의 유입을 충분히 막기 어렵다.

따라서 출입구를 점검할 때는 방충시설의 설치 여부뿐 아니라 실제 작동 상태와 손상 여부, 출입문을 열어놓는 시간, 물품 반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방 상태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외부 폐기물 보관장과 식품 검수장이 가까이 있다면 이러한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폐기물에서 해충이 발생하거나 모여드는 환경을 줄이는 동시에, 식품을 취급하는 공간으로 들어오는 경로를 차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파리를 잡기 전에 파리가 살 곳부터 없애야 

물론 외부 환경만 관리한다고 해서 해충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매장 내부에서도 작업 중 발생한 음식물 잔재와 폐기물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작업 종료 후에는 식품접촉면과 주변 설비를 적절하게 세척·소독해 해충이 먹이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남기지 않아야 한다.

배수시설과 폐기물 용기, 식재료 보관 장소처럼 해충이 접근하기 쉬운 곳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하며, 포충기나 트랩의 포획 기록을 통해 해충 발생 양상과 관리 효과를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처럼 외부 환경관리와 물리적 차단, 내부 위생관리, 모니터링과 필요한 방제조치를 함께 운영하는 것이 통합적 해충관리(IPM)의 기본적인 접근이다.

처음 매장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내부는 비교적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그러나 파리가 어디에서 오는지 의문을 품고 출입문 밖으로 나가자, 바로 맞은편에서 해충을 유인할 수 있는 폐기물 보관 장소가 발견됐다.

만약 매장 내부의 청소 상태와 포충기만 확인했다면 문제를 해결할 중요한 단서를 놓쳤을지도 모른다.

해충이 보인다고 해서 반드시 그 해충이 발견된 장소에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 매장 안에서 파리를 발견했다면 그 파리가 어디에서 들어왔는지, 외부에 먹이나 번식 장소가 있는지, 출입구의 방충시설은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까지 살펴봐야 한다.

결국 해충관리는 눈앞에 날아다니는 파리를 얼마나 많이 잡기보다는. 파리가 모여들 만한 환경을 없애고, 내부로 들어오는 길을 막으며, 들어온 해충이 먹이를 얻거나 머물 수 있는 조건까지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파리를 잡기 전에, 먼저 파리가 왜 그곳에 있는지부터 찾아야 한다. 해충관리의 출발점은 언제나 그 질문에 있다.

이아름 식품기술사는...
국내 식품 연구소에서 15년 이상 국내외 유통사 및 제조사를 대상으로 식품안전 시스템 구축·적용, 컨설팅, Audit(FSSC22000, HACCP) 및 교육 업무를 수행해 왔다.

현재는 식품 안전·법규·인증 기준을 중심으로 외식업과 식품 제조업 현장을 연결하는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에서 반복되는 문제를 구조적으로 정리하고 실무 기준에서 실제로 적용 가능한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저서 『음식점과 제조업을 지켜주는 단 한 권의 가이드』를 통해 창업 및 운영 과정에서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를 정리했으며, 프랜차이즈 업태별 식품안전 관리 주체와 법·제도 보완 필요성을 분석한 논문 “The Korean food franchise industry: Diverse development and conceptual definitions of a food safety managing body”를 공동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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