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트렌드] ‘프로틴 갭’이 깨운 14억 인도…단백질이 ‘헬스장 보충제’에서 일상식품으로
[마켓트렌드] ‘프로틴 갭’이 깨운 14억 인도…단백질이 ‘헬스장 보충제’에서 일상식품으로
  • 김민 기자
  • 승인 2026.08.25 0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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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영양시장 22억달러 규모…단백질 부족·피트니스 인프라 확장이 성장 견인
보디빌더 넘어 직장인·여성·중장년층까지 소비층 확산…퀵커머스 주문도 급증
WPI·특수 아미노산은 수입 의존…한국 기업엔 원료 공급·OEM이 유망 진입로
KOTRA 뉴델리무역관 보고서

인도의 단백질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 보디빌더와 전문 운동선수들이 먹는 ‘근육 보충제’ 정도로 인식되던 단백질 제품이 직장인과 여성, 중장년층까지 찾는 일상적인 웰니스 식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시장 성장의 배경에는 인도 특유의 ‘프로틴 갭(Protein Gap)’이 자리 잡고 있다. 인도인의 약 73%가 하루 권장량인 60~70g에 미치지 못하는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단백질 부족 문제가 새로운 식품시장 수요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도시화와 소득 증가, 피트니스 인구 확대,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가 맞물리면서 스포츠영양식품과 단백질보충제 시장은 빠르게 주류 식품시장으로 편입되고 있다.

KOTRA 뉴델리무역관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스포츠영양식품 시장은 2025~2026년 기준 약 19억~22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조사기관마다 제품 범위가 달라 2030년대 초중반 전망치는 33억5000만~89억 달러, 연평균 성장률은 3.75~9.4%로 차이가 크지만 시장 확대 방향만큼은 뚜렷하다.

특히 단백질보충제 시장은 2024년 746억1000만 루피(약 8억6000만 달러)에서 2033년 1318억6000만 루피(약 15억2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73%가 단백질 부족…‘프로틴 갭’이 거대한 시장 만들어

인도 단백질 시장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는 ‘프로틴 갭’이다. 인도인의 약 73%가 하루 권장량에 미치지 못하는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알려지면서 단백질 섭취는 운동선수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영양과 예방적 건강관리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피트니스 인프라의 성장도 이를 뒷받침한다. 2024년 기준 인도의 피트니스 시설은 약 4만6500개, 회원은 1230만 명에 달한다. 유료 회원은 2030년 약 233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층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기존 핵심 소비층이었던 18~35세 남성 헬스장 이용자에서 직장인과 여성, 중장년층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소비 목적 역시 근육 증가와 운동 후 회복에서 식사 대용, 체중 관리, 예방 영양과 일반적인 건강관리로 넓어지고 있다.

단백질이 ‘스포츠 뉴트리션’에서 ‘데일리 뉴트리션’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 유청단백이 주도하지만…식물성·클린라벨이 다음 시장

현재 시장의 중심은 여전히 유청단백이다. 유청농축단백(WPC), 분리유청단백(WPI), 식물성·비건 단백질, 매스게이너, 프로틴바, RTD 프로틴 셰이크 등 스포츠 단백질 제품이 관련 카테고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성분별로는 유청농축단백이 약 48.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세계 최대 우유 생산국인 인도는 유가공 과정에서 유청과 카제인을 비교적 풍부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강점도 갖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다음 성장축은 식물성 단백질이다. 유당불내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비건과 클린라벨, 아유르베다를 결합한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완두·대두·쌀 등을 활용한 식물성 단백질 제품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발효·균류·조류·효모와 정밀발효 등을 이용한 대체 단백질 시장도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새로운 투자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 단백질도 ‘1시간 배송’…퀵커머스가 소비 습관 바꾼다

인도 단백질 시장의 성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품뿐 아니라 유통의 변화도 살펴봐야 한다.

온라인은 이미 스포츠영양식품의 핵심 판매채널로 자리 잡았다. 건강·영양 전문 플랫폼과 Amazon·Flipkart 같은 이커머스에 Blinkit, Zepto, Swiggy Instamart 등 퀵커머스가 가세하면서 단백질 제품의 구매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주요 대도시에서는 단백질 분말도 1시간 이내 배송받을 수 있다. 특히 Swiggy Instamart 자료에 따르면 2023~2025년 단백질 제품 주문은 150% 증가했고 소비자 지출은 3배로 늘었다. 취급 단백질 SKU는 1만 개에 달한다.

흥미로운 점은 소비가 대도시를 넘어 2·3선 도시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단백질 요거트와 스낵류는 전년 대비 약 300% 성장했고, 2선 이상 도시의 성장률은 대도시보다 200%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단백질이 일부 고소득 도시 소비자의 프리미엄 식품에서 전국적인 대중 식품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 MuscleBlaze에서 Amul까지…단백질 시장에 FMCG 대기업 가세

경쟁 구도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초기 시장은 디지털 기반 토종 스포츠영양 브랜드들이 주도했다. HealthKart 계열 MuscleBlaze가 온라인 단백질 시장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Nutrabay, Fast&Up, Oziva, TrueBasics, Bigmuscles Nutrition, AS-IT-IS Nutrition 등 토종 브랜드들이 시장을 세분화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도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Optimum Nutrition, MyProtein, Herbalife, GNC, Amway Nutrilite, Abbott, Nestlé 등이 프리미엄 단백질과 웰니스 영양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가장 눈여겨볼 변화는 전통 식품·유가공 대기업의 진입이다. 인도 최대 낙농협동조합 브랜드 Amul이 대중형 단백질 제품을 내놓고 Tata Consumer Products가 고단백 식음료로 사업을 확대하는 등 단백질 강화가 기존 스포츠영양 전문기업만의 시장에서 FMCG 기업들의 경쟁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단백질 시장의 성격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운동을 위한 보충제’와 ‘일상적으로 먹는 식품’의 경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 시장 커질수록 ‘함량·임상 검증·정품 인증’ 중요해져

시장이 성장하면서 품질 신뢰도도 중요한 경쟁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비조직 시장을 중심으로 성분 조작이나 실제 단백질 함량과 표시량이 다르다는 소비자 우려가 제기되면서 선도기업들은 임상 검증과 이력 추적, 정품 인증을 차별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MuscleBlaze는 자체 유청단백 기술을 앞세워 제품의 과학적 근거를 강조하고 있으며 QR 기반 정품 인증을 포장에 적용하는 브랜드도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인도 단백질 시장에서 단순한 ‘고단백’ 표시만으로는 경쟁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단백질의 함량과 품질, 흡수율, 임상적 근거, 원료 추적성까지 소비자의 선택 기준으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 세계 최대 우유 생산국인데 WPI는 수입…한국 기업에 틈새

한국 기업 입장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인도의 원료 공급망이다. 인도는 세계 최대 우유 생산국으로 유청과 카제인을 풍부하게 확보할 수 있지만, 고순도 분리유청단백(WPI)이나 가수분해물, 특수 아미노산 등 프리미엄 원료의 가공 역량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때문에 고순도·저유당 유청 분획 등은 여전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KOTRA 뉴델리무역관이 접촉한 현지 업계 관계자도 한국 기업의 경우 가격 경쟁이 치열한 완제품 시장에 직접 뛰어들기보다 WPI와 특수 아미노산 등 고부가가치 원료를 현지 선도 브랜드에 공급하거나 현지 파트너와 OEM 방식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인도의 높은 가격 민감도를 고려하면 프리미엄 수입 완제품으로 현지 브랜드와 정면 경쟁하는 것보다 B2B 원료 공급이나 위탁생산으로 진입장벽을 낮추는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 FSSAI가 첫 관문…제품보다 규제 일정 먼저 봐야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고 해서 진입이 쉬운 것은 아니다. 스포츠영양식품과 건강보조식품, 뉴트라수티컬은 인도식품안전기준청(FSSAI)의 규제를 받는다.

건강보조식품과 뉴트라수티컬은 품목별 판매 전 승인과 원료·완제품 시험성적서(CoA)가 필요하고, 허용 목록에 없는 새로운 식물성 원료나 발효 유래 성분은 신소재식품(Novel Food) 승인 대상이 될 수 있다.

표시와 광고도 중요하다. 질병의 치료나 완치를 암시하는 표현은 엄격히 제한되고 기능성 표시는 과학적 근거와 관련 승인 절차를 요구한다.

따라서 한국 기업이 새로운 기능성 원료를 앞세워 시장에 진출할 경우 제품 개발과 마케팅보다 FSSAI 규제 검토를 먼저 시작할 필요가 있다.

Insight-인도 시장의 진짜 기회는 ‘프로틴 파우더’가 아니라 ‘단백질의 일상화’

인도 스포츠영양식품 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는 시장 규모 자체보다 단백질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다.

단백질이 보디빌더의 근육을 만드는 특수 영양소에서 직장인의 아침식사, 여성의 체중관리, 중장년층의 근육 건강, 어린이영양까지 아우르는 일상적인 식품 가치로 확장되고 있다.

이는 인도의 앞선 슈퍼푸드 시장 변화와도 연결된다. 밀렛·모링가·마카나와 같은 전통 식재료가 웰니스 식품으로 재해석되고 있다면, 스포츠영양 시장에서는 단백질이 전문 보충제에서 일상 식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두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국 ‘건강의 일상화’다.

한국 기업에도 여기에서 기회를 찾을 필요가 있다. 단순히 한국산 프로틴 파우더를 수출하는 방식보다는 고순도 WPI와 특수 아미노산 등 인도가 아직 수입에 의존하는 고부가가치 원료, 발효와 기능성 식품기술, 식물성 단백질, 클린라벨 제품 등 한국 식품산업의 강점을 현지 시장의 빈틈과 연결하는 접근이 보다 유망하다.

장기적으로는 프로틴바와 RTD 음료, 고단백 스낵, 요거트, 식사대용식 등 일반 식품과 스포츠영양식품의 경계가 더욱 빠르게 허물어질 가능성이 높다. 

14억 인구의 ‘프로틴 갭’이 만드는 시장은 결국 보충제 산업에 머물지 않는다. 단백질이 인도인의 일상적인 식품 선택 기준으로 자리 잡는 순간,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프로틴 푸드’ 시장 가운데 하나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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