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통주육성방안] ③ ‘우리술’로 세계를 잇는 R&D 기반 (주)술샘의 도전
[기획-전통주육성방안] ③ ‘우리술’로 세계를 잇는 R&D 기반 (주)술샘의 도전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5.05.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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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반한 막걸리, 세계가 주목하는 청주 탄생
농업이 빚은 명주로 연 매출 53억... '27년 100억 목표
맞춤형 주류와 글로벌 수출로 전통주산업 새 지평 열어
여수환 (주)술샘 연구소장
여수환 (주)술샘 연구소장

“좋은 술은 땅에서 나온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으로 완성된다.” 주식회사 술샘(SULSEAM)의 철학은 분명하다.

전통주를 단지 과거의 유산이 아닌, 지역 농업과 청년 기술자, 그리고 세계 소비자가 함께 빚는 살아있는 문화로 보는 시선이 남다르다. 술샘은 이 철학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경기도 용인의 작은 양조장에서 시작해,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주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식품자원개발부 발효가공식품과는 정부의 전통주 명주화를 위한 R&D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주)술샘(대표 신인건)에서 농산업체 협의회를 개최하고 산업계 현장과 전문가 의견을 개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술샘 연구소장 여수환 박사의 회사 및 제품 소개 내용을 토대로 오늘날 전통주 리더기업으로서 성장하기까지 술샘이 어떤 노력을 기울였고,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지 들여다본다. 

사진=(주)술샘 제공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주)술샘 본사 전경 

술샘 대표 상품 ‘서설(雪雪)’은 물·쌀·정밀 발효의 결정체

2012년 농업회사법인으로 출발한 술샘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프리미엄 전통주 개발에 앞장서며 한국 전통주 산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창업 이듬해 탁주와 약주, 증류주, 청주, 과실주, 리큐르 등 주세법이 허용하는 거의 모든 주종에 대한 제조 면허를 확보하고, '전통과 현대를 잇는 술'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술샘은 2013년 정식 사업자 등록을 시작으로 2015년 용인으로 본사를 이전했으며, 2022년 문경과 영월에 법인을 확장하며 전국 단위의 생산 체계를 구축한 ‘멀티 브루어리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 맞춤형 제품 개발과 수출 확대를 통해 전통주의 세계화를 실현하고 있다. 불과 13년동안 벌어진 일이다.

술샘은 단순한 ‘양조장’이 아니다. R&D 중심의 ‘전통주 실험실’이기도 하다. 맛있는 술을 만들기 위해 지역 농산물의 품종을 분석하고, 발효 기술을 설계하며, 소비자의 취향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연구에 수년간 공을 들여왔다.

술샘의 대표 상품인 청주 ‘서설(雪雪)’은 바로 그런 연구의 결정체다. 깨끗한 물, 순도 높은 쌀, 정밀한 발효 공정을 통해 탄생한 이 술은 이름 그대로 눈처럼 투명하고 부드럽다.

'감각' 아닌 '과학'으로 접근한 제품 설계... MZ세대까지 사로잡아

술샘은 어떻게 젊은 세대의 마음까지 사로잡았을까? 그 해답은 ‘맞춤형 전통주’라는 콘셉트에 있다. 전통과 현대의 접점을 찾는 데 주력한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을 바탕으로 MZ세대와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산뜻하고 트렌디한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지역특산물을 활용해 편의점 GS25와 협업해 출시한 ‘핑크닉 막걸리’, ‘복분자 막걸리’, ‘참외 막걸리’는 젊은 층과의 감성적 소통을 시도한 대표적인 사례로, 출시 직후 MZ세대의 SNS를 장악했다.

또한 흑백요리사로 알려진 세계적 셰프 에드워드 리(한국명 이균)와 함께 만든 ‘참외미나리주’는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완판 사례를 기록했고, 국내 단독 제조권을 술샘이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술샘은 트렌디하면서도 뿌리가 깊은 술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실험한다. 막걸리의 거품과 당도를 유지하기 위한 발효 마블링 기술, 침전 없이 유지되는 분산성 향상 쌀가루, 소비자 기호 기반의 향미 프로파일 설계 등은 단지 ‘감각’이 아니라 과학으로 접근하는 술샘의 방식이다.

“우리의 술이 곧 우리의 이야기”... 소비자와 소통하는 문화콘텐츠

술샘은 전통주를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정의한다. 그래서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매우 중시한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고 즐기고 배우는 ‘찾아가는 양조장’을 운영하며 국내외 연간 1,000명 이상이 양조장 투어, 시음,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실제로 태국 미국 일본 등지에서 외국인 방문객이 술샘 본사를 찾아 전통주 문화 체험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감성적 접근은 해외에서도 통해 해외 수출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현재 9개국에 살균 탁주, 리큐르, 증류주 등을 수출하고 있으며, 이달 중 영국 수출도 예정돼 있다. 생주는 유통 안정성 문제로 수출하지 않지만, 향후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면 확대할 계획이다.

술샘은 박람회 참가, 바이어 초청 미팅 등을 통해 수출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한상 박람회 등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술샘은 농식품부의 전통주 교육기관으로도 지정되어 청년 양조 인력 양성과 대중 교육에도 기여하고 있다.

전통주 업계의 ‘100억 클럽’을 향한 도전

술샘은 현재까지 30여 종의 전통주를 개발했으며, 일부 단종된 제품도 고도화 작업을 거쳐 재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화주, 감사, 까망토끼, 꿀샘 시리, 덜취한원숭이 등도 술샘의 대표 라인업으로, 쌀·꿀·과실류 등 국산 원료의 다양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술샘 생산 제품들
술샘 대표 제품

제조 공정에서는 OEM·ODM 체계를 적극 활용해 소비자 맞춤형 전략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유통 구조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며, 오프라인에서는 주점, 레스토랑, 백화점, 편집숍 중심으로, 온라인에서는 자사몰, 카카오, 네이버, 쿠팡, 마켓컬리 등과 연계해 유통 채널을 다변화했다.

이에 따라 매출도 꾸준히 상승 중이다. 2013년 약 5억 원에서 출발한 매출은 2023년 53억 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술샘의 중기 목표는 2년 내 연매출 100억 원 달성이다. 이는 국내 전통주 기업 중 상위 10% 안에 드는 수치로, 술샘은 이를 통해 전통주 산업의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대부분의 전통주 기업이 연 매출 1억~10억 원대에 머무는 현실에서 술샘은 산업화의 길을 걷고 있는 드문 사례다.

“술샘의 비전은 K-농업과 K-술의 품격 함께 올리는 것”

술샘은 단순히 술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전략, 콘텐츠 마케팅 등 주류 시장 트렌드 전반을 아우르며 전통주 산업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연구개발 기능도 강화돼, 본사 2층 체험교육장과 실험실에서 신규 주종 개발과 품질 개선 연구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연구개발을 기반으로 한 상품력, 감각적인 디자인과 마케팅, 바이어와의 신뢰를 통한 수출 경쟁력까지 술샘은 술로 말하고, 시장에서 증명해낸다. 술은 곧 문화이고, 농업이며, 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다.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은 전통주의 가치에 있다. 술샘은 앞으로도 지역 농업과 연계된 고부가가치 주류를 통해 전통과 현대를 잇고, 한국 전통주의 세계화를 주도하는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

이제 술샘은 단순한 양조장을 넘어, ‘전통주 브랜드’ 그 이상을 꿈꾼다. 지역을 살리고, 사람을 이끌며, 한국 술의 세계화를 향해 오늘도 한 잔, 한 병, 한 사람과의 연결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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