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기다리던 호박 잎 선발, 모종 단계에서 판별
두 달 기다리던 호박 잎 선발, 모종 단계에서 판별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6.10.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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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잎 갈라짐 판별 분자표지 2종 개발…검증 자원 35점 모두 실제 형태와 일치
밀식 재배용 품종 육성 효율 높여…특허등록·종자기업 3곳 기술이전 완료

호박 잎의 갈라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파종 후 약 두 달을 기다려야 했던 육종 과정을 모종 초기 단계로 앞당길 수 있게 됐다.

농촌진흥청이 동양계 호박의 잎 모양을 미리 판별하는 분자표지 2종을 개발해, 밀식 재배에 적합한 품종을 선발하는 데 드는 시간과 노동력을 줄일 기반을 마련했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이번 기술의 특허등록을 마치고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종자기업 3곳에 기술이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올해 6월 국제학술지 ‘Horticulture, Environment, and Biotechnology(HEB)’에 게재됐다.

빛·통풍 좌우하는 잎 모양…밀식 재배 품종의 핵심 선발 형질

동양계 호박(Cucurbita moschata)은 국내에서 널리 재배하는 호박의 한 종류다. 잎 가장자리가 깊게 갈라져 여러 갈래로 나뉘는 ‘결각형’과 갈라짐이 거의 없이 넓고 둥근 형태를 띠는 ‘비결각형’으로 구분된다.

결각형 잎은 잎끼리 겹치거나 그늘이 생기는 것을 줄여 아래쪽 잎까지 햇빛이 잘 닿도록 돕는다. 통풍에도 유리해 병 발생을 줄일 수 있어 밀식 재배용 품종 개발에 활용 가치가 크다.

문제는 선발 시점이었다. 모종 초기에는 잎이 충분히 자라지 않아 갈라짐 여부가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 원하는 잎 모양을 눈으로 정확히 구별하려면 파종 후 본잎이 더 자랄 때까지 약 2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br>동양계 호박의 결각형·비결각형 잎 비교.<br>​​​​​​​잎 가장자리가 깊게 갈라진 결각형은 잎 사이 겹침과 그늘 줄이고 통풍에 유리해 밀식 재배용 품종 개발에 활용 가치가 크다.<br><br><br> 동양계 호박의 결각형·비결각형 잎 비교. <br>​​​​​​​잎 가장자리가 깊게 갈라진 결각형은 잎 사이 겹침과 그늘을 줄이고 통풍에 유리해 밀식 재배용 품종 개발에 활용 가치가 크다.<br>

동양계 호박의 결각형·비결각형 잎 비교.
잎 가장자리가 깊게 갈라진 결각형은 잎 사이 겹침과 그늘 줄이고 통풍에 유리해 밀식 재배용 품종 개발에 활용 가치가 크다.

유전자원 167점 분석…별도 자원 35점서 판별 결과 일치

연구진은 동양계 호박 유전자원 167점의 유전체 정보를 분석해 신뢰도 높은 단일염기다형성(SNP) 1만 528개를 확보했다. 단일염기다형성은 DNA를 구성하는 염기 하나의 차이로 나타나는 유전변이다.

이어 잎 모양과 유전체 정보를 비교하는 전장유전체연관분석을 실시해, 3번 염색체에서 잎의 갈라짐 여부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변이를 찾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결각형과 비결각형을 구별할 수 있는 분자표지 2종을 개발했다.

개발한 표지는 최초 분석에 사용하지 않은 자원 35점에 적용해 검증했다. 결각형 20점과 비결각형 15점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두 분자표지의 판별 결과가 실제 잎 모양과 모두 일치했다.

밭에서 확인하던 형질, 유전체 정보로 조기 선발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종자기업은 원하는 잎 모양을 가진 개체를 모종 초기 단계에서 미리 골라낼 수 있다. 밭에서 잎이 자라기를 기다린 뒤 직접 확인하는 부담을 줄여 품종 개발 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유전체 정보를 실제 품종 개발에 적용하는 디지털 육종의 선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잎 모양이라는 재배상 중요한 형질을 분자표지로 조기에 판별해 육종 현장의 의사결정을 돕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기초기반과 장윤아 과장은 “이번 기술은 종자기업이 원하는 잎 모양을 가진 호박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선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육종 현장에 필요한 형질의 분자표지를 개발하고 현장 활용을 지원해 우리 종자기업의 디지털 육종 역량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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